9월 10일 진주시민미디어센터에서 강연을 한다.
제목은 "소셜 미디어의 발달과 지역시민단체의 활동전략"
주최측에서 멋진 포스터까지 만들어 주셨다.
자세한 정보는 포스터 안내를 참조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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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촛불시위는 기존 시민단체들에게도 커다란 충격과 당혹감을 안겨준 사건이었다. 시민운동을 전문적으로 이끌어온 운동단체가 아닌 자발적인 시민들의 힘만으로 그토록 거대한 움직임을 만들어 냈다는 점, 이후 시민단체들이 광우병대책국민회의를 결성하여 촛불시위의 전면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촛불시민들로부터 온전히 리더십을 인정받지 못했다는 점 등이 그 이유이다. 그리고 시민단체 내부에서는 웹2.0 시대의 시민운동에 대한 성찰과 반성이 이어졌으며 동시에 시민운동의 위기론이 제기되었다.
 
그렇다면 시민운동은 정말 위기인가? 참여와 공유, 자율과 분산을 키워드로 하는 웹2.0 시대 새로운 시민들의 움직임 속에서 시민단체는 정녕 설 땅을 잃어가고 있는 것인가? 돌이켜 생각해보면 참여와 공유, 자율과 분산 같은 키워드는 웹2.0이란 말이 등장하기 전부터 지난 10여 년간 시민단체가 지향하던 핵심적인 가치였다. 다시 말해 시민운동의 철학과 가치가 지금의 웹2.0 기본원리와 같다는 이야기이다. 이는 시민운동의 위기가 아니라 거꾸로 시민운동을 하기에 가장 좋은 토양이 지금 조성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민운동이 위기감을 느끼는 것은 시민운동 자체의 위기라기보다는 지금까지 익숙해져 있던 아날로그적 시민운동, 웹1.0 방식의 시민운동의 위기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촛불시위 당시 대부분의 시민단체들이 촛불시민들로부터 외면받는 분위기 속에서도 유일하게 열렬한 성원과 환대를 받은 곳이 딱 하나 있었다. 바로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었다. 왜 촛불시민들은 유독 민변에게만 성원과 환대를 보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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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민변만이 유일하게 촛불광장에서 플레이어(Player)가 아닌 서포터즈(Supporters) 역할을 자임했던 단체였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시민운동은 시민단체의 전문 활동가들이 플레이어가 되어 그라운드에서 뛰고, 시민들은 그들에게 지지와 후원을 보내는 서포퍼즈에 머물러 있었다.

촛불광장에서도 대부분의 시민단체들은 무의식적으로 이런 관행에 빠져 들었다. 무대를 설치하고 스피커를 배치하고 시민단체 간부들이 마이크를 들고 시민들에게 리더십을 행사하려 들었다. 하지만 웹2.0의 가치를 습득하고 촛불광장에 나선 시민들은 이제 스스로가 플레이어로 뛰고 있었다. 그들은 더 이상 관람석의 서포터즈가 될 생각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반면 민변은 스스로 플레어어로 직접 뛰는 시민들을 위한 서포터즈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경찰에 연행된 시민들을 위한 법률 자문에 나서고, 연행되었을 때의 행동수칙을 전단지로 나눠주는 등 충실한 서포터즈로서 자기 역할을 만들어 냈다. 시민들의 자발성으로 구현되는 웹2.0 시대의 시민운동 환경에서 기존 시민단체들의 새로운 역할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과 성찰에 큰 시사점을 주는 대목이다.
 
지금까지 온라인을 통한 시민운동의 흐름은 몇 차례 커다란 변천을 거듭해 왔다. 처음에는 시민단체들이 시민운동의 새로운 도구로 온라인을 활용하였다. 종이 대자보가 전자 게시판으로 대체되었고, 종이 유인물 대신 전자 우편이 발송되었다. 하지만 시민운동의 기본 방식은 그대로였다. 시민단체가 플레이어였고 일반 네티즌들은 온라인으로 펼쳐지는 시민단체의 홍보 및 동원 활동의 대상일 뿐이었다.
 
온라인 시민운동의 본격적인 분수령이었던 2002년을 전후로 새로운 흐름이 등장했다. 참여 지향적인 시민들의 자발적인 운동 커뮤니티들이 온라인 곳곳에 결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노사모를 비롯하여 각종 안티카페와 이슈형 커뮤니티들이 그것이다. 시민단체와는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결성된 이들 네티즌 운동 커뮤니티들의 활약 속에 2002년은 네티즌 시민운동의 원년으로 기록되었다.
 
2008년 촛불시위를 통해 온라인 시민운동은 또 한 차례 커다란 변화상을 보여 주었다. 2002년 온라인 시민운동의 주역들이 정치지향적, 참여지향적 네티즌 커뮤니티였다면, 2008년 온라인 시민운동의 주역들은 생활형 네티즌 커뮤니티로 바뀐 것이다. 패션과 미용, 성형 정보를 주고받던 젊은 여성들의 커뮤니티, 이른바 여성 3국(소울드레스, 화장발, 쌍코 카페) 회원들이 ‘개념있는 여자’를 자처하며 운동의 전면에 나섰다. 요리 정보를 나누던 82쿡닷컴의 젊은 엄마들이 운동의 전면에 나섰다. 디지털 카메라 동호회 SLR클럽 회원들은 스스로 ‘Press' 완장을 만들어 팔뚝에 차고 촛불광장을 누비며 보도사진을 찍어 올렸다. 본격적인 생활정치, 생활운동의 시대가 이들 인터넷 생활형 커뮤티니 회원들을 중심으로 마침내 열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 한국의 인터넷 공간에는 수십만, 수백만 회원을 보유한 각종 생활형 커뮤니티가 즐비하게 결성되어 있다. 앞으로는 이들이 관련 이슈가 제기될 때마다 시민운동의 주역으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만약 유럽처럼 동물실험 반대 이슈가 제기되어 수백만 회원을 보유한 애견 카페가 운동의 전면에 나선다면 그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할 수준이 될 것이다. 게다가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공간에서는 매일같이 새로운 관계망이 확장되고 수많은 공론장이 펼쳐지고 있다. 여기에 스마트폰까지 가세하면서 앞으로 또 어떤 새로운 시민운동의 모델이 만들어질지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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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촛불 시위를 계기로 시민들의 자발적 언론운동을 지향하며 결성된 진알시(진실을 알리는 시민)는 어찌 보면 기존 시민단체 모델과 네티즌들의 자발적 운동 커뮤니티 모델 사이에 걸쳐진 중간자적 모델이라 할 수 있다. 네티즌들의 자발적 모임이 전문적인 운동단체 결성으로 이어진 한국에서는 아주 독특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진알시와 같은 단체의 역할은 언론운동 영역 뿐 아니라 한국의 시민운동 전체 차원에서도 아주 중요하다. 기존 시민단체들이 당혹감 속에서 아직 새로운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고, 인터넷의 생활형 커뮤니티 회원들이 아직은 시민운동이라는 것에 낯설음과 주저함을 느끼고 있을 때, 바로 진알시와 같은 중간자적 모델이 이들 양 측을 잘 매개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진알시가 어느덧 창립 2주년을 맞이하여 개념을 가득 탑재한 시사포털 사이트 ‘이룸’(www.iruum.net(새 창으로 열기))을 새로 오픈했다. ‘이룸’이 네티즌 운동의 메카로서 많은 성과 이룸을 기원한다.

※ 이 글은 진알시 창립 2주년과 시사포털 '이룸' 오픈을 축하하기 위해 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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